루스의 외모는 누가 봐도 할머니였지만 눈빛은 달랐다.
그 눈빛에는 불가사의와 비밀과 모험이 담겨 있었다.
올여름 나를 기다리는 다른 모험은 없었다.
그런데 여기 이 할머니가 나한테 내 삶을 바꿀 수도 있는 뭔가를 가르쳐 주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정말 말한 그대로 해 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그렇게 해도 내가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나는 예전에 한 번도 느껴 본 적 없는 어떤 것, 바로 희망을 느꼈다.
"짐, 어떻게 생각하니? 진짜 마술을 배울 준비가 되었니?"
그 간단한 질문으로 내 삶의 전체 궤적, 그리고 운명이
장차 나를 위해 준비해 두었던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알코올중독자 아빠와 우울증에 걸린 엄마, 학교폭력을 당하는 형, 그리고 이런 가족들을 돌봐야 하는 제임스 도티.
갈 길을 잃어버린 듯한 나날을 보내던 도티는 우연히 루스 할머니를 만나, 삶에서 원하는 건 뭐든지 얻을 수 있는 마술을 배우게 된다.
루스의 가르침을 통해 도티는 소원 목록 중 한 가지를 이루는 경험을 하며 세상과 자기 자신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그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세상을 믿게 되었고, 자신이 원하는 건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루스의 마법
도티는 루스가 가르쳐 준 것들을 매일 연습했고, 마치 온 우주가 자신이 바라는 대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 그토록 원하던 신경외과 의사가 되었고, 사업의 성공으로 많은 돈도 얻으며 꿈꾸던 삶을 이룰 수 있었다.
사실 도티의 삶이 루스의 마술로 인해 단번에 변한 것은 아니었다. 꿈꾸던 삶을 살게 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도티는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어려움을 하나씩 헤쳐 나갔다.
그러나 넘치는 부와 성공을 누리며 방탕한 생활을 하던 도티는, 결국 자신이 가진 것을 한순간에 잃고 만다. 그제야 그는 어린 시절 루스가 가르쳐 준 '마음의 나침반'의 의미를 깨닫는다.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언제나 고통을 일으키는 여러 상황을 겪게 된단다.
그걸 마음의 상처라고 부르지.
네가 그걸 무시한다면 그건 절대로 치유되지 않아.
하지만 때로 우리 마음이 상처 입을 때,
그때가 바로 마음을 열 때이기도 해.
실은 종종 우리에게 성장할 최고의 기회를 주는 건,
다름 아닌 마음의 상처이기도 해.
이런저런 힘겨운 상황들.
그게 바로 마법의 선물이지.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정말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루스는 나에게 기법을 가르쳐 주고 제대로 된 연습을 시켜 주었다.
하지만 그보다 기꺼이 시간을 내서 가르쳐 주고 자신의 시간과 관심을 오롯이 내줌으로써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위대하고 진정한 마술을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바로 연민의 힘이었다.
연민은 우리 각자 마음의 상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치유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
그것은 가장 큰 선물이자 가장 위대한 마술이다.
이 책은 끌어당김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정말 보석 같은 작품이다. 어린 도티가 자신이 원하는 사람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고, 도티가 직면하는 여러 장애물을 넘을 때마다 그를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나 역시도 나의 가능성을 믿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가 생긴다.
그리고 도티가 루스할머니를 만나 삶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며, 나도 나를 이끌어줄 '루스' 같은 멘토가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랐다.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내 안의 가능성을 끌어내 줄 사람, 혹은 깨달음을 줄 어떤 계기 말이다. 그래도 이렇게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