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관 신간 책꽂이에 조신하게 세워져 있던 책.
기자가 '실패'를 주제로 인터뷰한 이야기이다.
책장을 뒤적이니 유명한 김혜수, 하림부터 성매매, 중독 경험자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스무 살에 발레를 시작한 발레리노 이원국의 인터뷰였다.
20살에 시작했다면 그전에 무수한 실패와 좌절을 맛봤을 테고, 지금은 성공의 기쁨을 즐기고 있는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렇게 책을 뽑아 자리에 앉아 읽는데, 모든 인터뷰이의 이야기가 흥미로워 세 시간 동안 다 읽어버렸다.

이 책의 인터뷰는 항상 같은 질문으로 끝난다.
실패를 정의한다면?
실패를 바탕으로 얻은 삶의 도 道는 무엇인가?
이 두 질문에 대한 답만 마음속에 새긴다 해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할 것 같다.
아래는 인터뷰이들이 말하는 실패 중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이다.
- 실패란 해볼 만한 것, 해도 괜찮은 것, 나를 발견하는 순간이자 나를 발견하게 하는 장치
- 실패는 지나고 보니 축복이었다.
- 실패했다는 건 최소한 "했다"라는 뜻이다. 그게 중요하다. 머릿속에 있는 거, 말로만 하는 거는 중요하지 않다.
- 삶에서 실패를 줄여나갈 순 있지만 실패가 없을 순 없다.
- 실패는 실패일 뿐. 실패는 인생에서 그렇게 크지 않다. 실패는 늘 있는 거니까.
- 시간이 지나고 봐야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것
이제 오십을 바라보는 나도 실패는 두렵다.
아직 딱히 내 인생에서 뚜렷하게 실패라고 정의 지을 만한 일을 겪지 않아서 더 두렵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인터뷰이들이 말하는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생에서 실패는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실패를 한다고 해서 인생이 망하는 것도 아니다.
수업대회를 나가봐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지만,
실패한다면(대회에서 떨어진다면) 부끄러울 것 같아서 그냥 하지 말까란 생각이 문득문득 드는 요즘, 실패는 최소한 했다는 뜻이라는 문장이 나에게 힘이 된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말로만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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